국제 게이 레즈비언 인권위원회(IGLHRC)의 서한 “한국 게이와 레즈비언을 대상으로 한 전환치료의 국가적 승인”

역주 : 국제 게이 레즈비언 인권위원회(International Gay and Lesbian Human Rights Commission)에서 4월 3일에 보건복지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에 발송한 서한의 번역본

http://iglhrc.org/content/iglhrc-letter-officials-about-state-endorsement-conversion-therapy-gays-and-lesbians-south

 

제목 : 한국 게이와 레즈비언을 대상으로 한 전환치료의 국가적 승인

 

2015년 4월 3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국회의원 김상민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

 

문형표 장관 귀하

국회의원 김상민 귀하

현병철 위원장 귀하

 

국제 게이 레즈비언 인권위원회(International Gay and Lesbian Human Rights Commission, 이하 우리 위원회)에서 이 서신을 보내는 이유는 최근 반(反) LGBTI 단체들이 한국 정부 건물을 대관하여 두 건의 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하여, 그러한 대관 행위가 소위 말하는 “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에 대해 한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LGBT에 대한 차별에 관대하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자 함이다.

우리 위원회는 전 세계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국제적인 비정부 기구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ited Nations 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로부터 특별협의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부여 받은 기구이다. 우리는 실제의 혹은 인지되는, 성적지향 혹은 성별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인권을 실질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 11월 18일, LGBT의 평등한 권리에 대해 반대하는 세 개의 한국 단체들, 홀리라이프, 선민네트워크,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시민연대는 연합하여, 국회의원 김상민의 승인을 통하여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을 대관한 뒤, “탈동성애 인권포럼 Ex-Gay Human Rights Forum”을 개최하였다.

그 이후, 위 단체들의 연합은 2015년 3월 19일경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 과장 김용국의 승인 아래, 국가인권위원회 부지 내에서 “제2회 탈통성애 인권포럼”을 개최하였다.

이들 단체들이 개최한 회의들을 인권 포럼이라고 부르는 것은 명백한 기만 행위이다. 이들 단체들은 한국 기독교 신도들 중 극히 일부를 대변하는 단체로, LGBT 가족들이 두려워하는 사회적 낙인이나 차별 혹은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은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종교적 수사를 악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 기독일보에 실린 내용과 같이, 이들 단체들은 동성애는 인정되어서는 안 되는 “중독”이고, 이는 전환 치료를 통해 “치료”될 수 있다는 비과학적이고 부정확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이들 단체는 LGBT 가족들이 LGBT 당사자가 가지는 개인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을 용인하지 못하게 하며, 이는 LGBT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전환 치료는 반(反)동성애에 대한 편견에 의해 형성된 잘못된 심리치료라고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환 치료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 혹은 효과도 없다.[2] 이러한 종류의 치료들은 대부분 LGBT에 대한 배제, 차별, 심지어는 폭력을 조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또한, 2014년 6월, 위의 홀리라이프는 LGBT 자긍심 행사(역주: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시위는 2014년 6월 8일 서울, 2014년 6월 28일 대구에서 합법적으로 개최된 LGBT 자긍심 행사를 불법적으로 방해한 반(反) LGBT 단체들의 조직적 공격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게다가, 2014년 11월 20일, 건강한 사회를 위한 시민연대는 서울시민인권헌장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포함하는 언어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시민인권헌장에 대한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물리적, 언어적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들 단체들의 방해로 인해, 공청회는 무산되었다.[3]

LGBT에 대한 차별을 옹호하는 단체들에게 공공기관의 부지를 대여하고, LGBT의 인권 침해를 조장하는 회의를 개최하도록 허가하는 정부는 이러한 단체들의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비추어진다. 이러한 단체들의 활동 및 회의의 결과물이 공공 기관의 부지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공공기관이 차별과 폭력을 조장할 수 있는 LGBT에 대한 증오를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전환 치료를 부정하고 있지 않으며, 반(反) LGBT 단체들의 활동을 간과해 왔다. 더욱이, 2014년 11월 대한민국 정부는 LGBT에 대해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언급을 하고 차별금지법안에 성적지향을 포함하는 것을 반대하는 인물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였다.[4] 이러한 임명은 한국의 LGBT 사회뿐만 아니라 IGLHRC로 하여금 국가인권위원회의 신뢰성 및 인권보장 기구로서의 실효성에 대해 큰 의문을 품게 하였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LGBT의 권익을 보장하는데 앞서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LGBT에게 차별과 폭력 없는 삶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는 유엔 결의안에 지속적으로 찬성을 표시하는 적은 수의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중 하나이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한국에서 성적지향을 근거로 차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5년 3월,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Asia Pacific Forum)에 의해 방콕에서 개최된 지역 워크숍에서,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표는 한국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며,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인권교육 프로그램의 주제로 포함시키고 있다고 언급하였다.[5] 우리는 이러한 언급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국회의원 김상민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대관 행위는 LGBT를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한국의 국제적인 책무에 반하는 처사이다.

이러한 우려를 나타내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 국회는 소수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거나 차별을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단체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국회 부지가 사용되지 않도록 하라.

● 대통령과 국회는 전환치료가 비과학적이고 불필요하며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게이에게 큰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공표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법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라.

● 보건복지부는 현재의 국제의학기준[예를 들어, 미국정신의학협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IV)]이 밝히는 바와 같이, 동성애는 질병이나 중독이 아니며, 전환 치료는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게이에게 해로운 것이라고 공표하라.

● LGBT 문제를 중점 담당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을 임명하고, 그 임명은 LGBT 단체들과 반드시 협의 하라.

● LGBT 대한 편견과 비관용을 조장하는 단체들에 국가인권위원회의 부지를 사용토록 한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 LGBT 사회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라.

●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어떻게 국가 인권 기관의 업무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 법률가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이행하라. (예를 들어, 이 권고안에는 한국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의 LGBT 단체들과 협력해야 하며, 성별 다변성(gender variance) 및 성적지향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인식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나의 연락처는 jstern@iglhrc.org 이고, 우리 위원회의 아시아 지역 프로그램 담당자인 그레이스 푸어의 연락처는 gpoore@iglhrc.org 이다.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답변 바란다. 이 서신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공유되고 있음을 알린다.

 

제시카 린 스턴

대표이사

 

참조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국회의원 유승민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

과장 김용국

 

핍 다간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 사무국 부국장

 

블래들렌 스테파노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국가기구 및 지역 메커니즘부 국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1] 이러한 내용은 기독일보 2015년 3월 20일 자에 실린 내용으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ainbow Action Against Sexual-Minority Discrimination of Korea)이 국문 내용을 영어로 번역하였다.

[2] “성적지향을 바꾸는 치료는 의학적 정당화를 결여했고 건강을 위협한다.” 2012년 4월 17일, 2012, http://www.paho.org/hq/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6803&Itemid=1926 Also 2009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report, https://www.apa.org/pi/lgbt/resources/therapeutic-response.pdf

[3] https://youtu.be/m6TDs42j5Qo

[4] 최이우의 임명을 비판하는 아시아국가인권기구감시네트워크(ANNI Network of Forum-Asia)의 공개서한. http://www.forum-asia.org/?p=18269

[5] 2010년,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 법률가자문위원회는 LGBT의 권리를 업무에 포함시키는 것과 관련하여 아시아의 국가인권기구(National Human Rights Institutions; NHRIs)에 60개의 실천 행동을 권고하였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의 회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