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김승환 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보다 다양한 이들의 권리와 관계가 보장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논평]

김조광수, 김승환 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보다 다양한 이들의 권리와 관계가 보장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3년 9월 7일 청계천 광통교에서 김조광수, 김승환 두 사람이 결혼식을 엽니다. 그런데 환한 대낮부터 야외의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하객들을 초청해 왁자지껄한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은 사회적 성별 분류상 둘 다 남성이며, 동성애자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결혼은 두 사람의 사랑과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결혼, 가족제도 상으로는 인정될 수가 없는 결혼입니다.

 

동성커플의 결혼식은 이들의 결혼식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 동안 여러 게이, 레즈비언 커플들이 지인들과 함께, 또는 보다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진행하고 혼인신고서를 내는 등 공식적으로 서로의 관계를 인정받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배제하고 거부해 왔습니다. 또한 결혼식을 치르지 않더라도 많은 동성애자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지만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한 어떠한 사회·제도적 권리도 보장받을 수가 없습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가족의 경조사 휴가, 보험금 상속, 회사의 각종 복지 지원에서 배제될 뿐만 아니라 파트너가 아프거나 사망했을 때에도 서로의 보호자이자 동반자로서 인정되지 않아 아무런 역할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조장하는 캠페인이 버젓이 벌어지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부 국회의원들조차도 공개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과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학교에서 여성스러운 행동을 하고 동성애 성향을 보인다는 이유로 학급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집단 따돌림을 당해왔던 한 학생의 자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이를 ‘사회통념상 악질적이고 중대한 집단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며 학교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린 사례와 같이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의 결혼식은 단지 두 사람의 평등한 사랑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 역시 이 사회의 수많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 살아왔으며, 그로 인한 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용기 있게 당당한 삶을 택한 것입니다. 하기에 우리는 두 사람의 용기와 사랑을 적극 지지하고 축하하며 이들의 결혼식이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깨고 평등한 사회적 권리의 보장을 위한 변화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우리는 이들의 결혼식이 동성결혼의 제도적 인정과 사회적 권리 보장을 넘어 동성, 이성 커플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동반자 관계의 인정과 보장으로, 결혼과 가족제도를 넘어선 보편적인 사회보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는 결혼이나 가족으로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동반자 관계와 공동체들이 존재합니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살아가는 동거 커플, 비혼/공동체, 장애인과 청(소)년 자립생활공동체 등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오랜 시간 서로의 삶에 가장 중요한 지지자이자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 또한 동등하게 사회적 권리들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제도적으로 명명되지 않은 관계로서의 가족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사회가 개인과 가족들에게만 돌봄의 책임을 지우지 않고 폭넓은 사회적 보장을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상상력과 실천은 혈연과 혼인, 가족관계에 매이지 않고 누구도 자신의 당연한 권리로부터 배제되지 않는 보다 행복한 사회를 향해 열려있을 것입니다.

9월 7일 광통교에서부터, 우리 사회가 보다 다양한 이들의 권리를 향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2013년 9월 4일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이화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퀴어문화축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양대 LGBT 인권위원회(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개인활동가 칼로, 타리, 토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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