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재청 한복가이드라인, 동대문구 여성성소수자 생활체육대회 대관취소를 차별로 본 국가인권위 결정을 환영하며 – 차별 없는 시설이용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개선을 촉구한다  

[논평] 문화재청 한복가이드라인, 동대문구 여성성소수자 생활체육대회 대관취소를 차별로 본 국가인권위 결정을 환영하며 – 차별 없는 시설이용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개선을 촉구한다  

 

최근 국가인권위원에서 두 개의 차별판단 및 권고 결정이 나왔다. 성별에 맞는 한복착용을 요구하는 문화재청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과 2017년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에 대한 동대문구체육관 대관취소에 대한 것이다. 두 사건 모두 다양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표현을 지닌 개인들이 겪은 차별의 문제라는 점에서, 이번 인권위의 결정에 대해 무지개행동은 환영의 뜻을 보낸다.

한복 가이드라인 사건은 남성은 남성한복, 여성은 여성한복을 입은 경우만 무료관람을 인정해 온 문화재청의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대한 것이었다. 문화재청은 전통 훼손과 외국인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어이없는 이유를 대며 ‘성별에 맞는 한복’ 착용을 고집해왔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문화재청의 이러한 행위는 막연한 추측에 근거한 것으로 합리성이 없으며 성별표현에 따른 차별행위라 보고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동대문구 체육관 사건은 2017년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에 대해 동대문구와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이 갑작스런 공사를 핑계대며 체육관 대관을 취소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공사일정이 잡혔다는 동대문구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사실상 없었으며, 실제 취소 사유는 성소수자 행사인 것을 이유로 한 민원 때문이었다. 이에 인권위는 동대문구와 시설관리공단이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였다 보아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이와 같은 두 사건은 각각 별개로 일어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일상이 차별이 되는 현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한복을 입고 고궁을 관람하는,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하는 경험이 단지 ‘성별이분법적 고정관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료관람을 거부당하고 입장 시 성별을 검열당하는 모욕적 경험이 되어야 했다. 생활체육대회라는 일상적인 행사가 ‘여성성소수자’들이 주최한다는 이유만으로 민원이 들어오고 불합리한 대관취소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일들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주류와 다른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표현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와 모욕이 되는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는 일들이었다. 

한편으로 두 사건에서 피진정인들이 차별을 한 동기 역시 닮아 있다. 문화재청은 전통 보호라는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했고,동대문구는 성소수자들이 지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이유로 한 민원을 받아들여 체육관 대관을 취소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결정에서 드러나듯 어떠한 전통과 혐오에 의한 민원도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헌법의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다. 문화재청과 동대문구는 헌법과 인권을 존중할 국가, 지자체로서 이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인권위의 결정이 이렇게 이루어졌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 동대문구는 권고를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더 이상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이 두 사건은 결국 다양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표현이 존중받지 못하는 차별적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기에 차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인식개선 등 포괄적인 대책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인권위의 이번 결정에 다시금 환영을 보내며 이것이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한 감시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 5. 10.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