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종교교리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하는 대학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의 각성을 촉구한다. – 기독교적 건학 이념을 이유로 대학 내 성소수자 강연회·대관 불허를 인권침해, 차별로 판단한 인권위 결정을 환영하며

[논평] 종교교리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하는 대학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의 각성을 촉구한다. – 기독교적 건학 이념을 이유로 대학 내 성소수자 강연회·대관 불허를 인권침해, 차별로 판단한 인권위 결정을 환영하며

 

지난 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2015년 숭실대학교가 학내 성소수자 관련 영화제 대관을 불허한 것과 2017년 한동대학교가 페미니즘 강연회를 불허하고 학생을 징계한 것에 대해, 이들 학교의 행위가 표현의 자유, 집해의 자유 침해이자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 판단했다.

두 사건은 각각 별개로 발생했지만 대학 측의 주장은 유사했다. 성소수자, 페미니즘 행사가 종립학교의 기독교적 건학이념에 맞지 않기에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종교사학이라 할지라도 공공성이 전제된 교육기관이기에 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종교교리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칙이며 교육이념을 실현하는 교육기관이라면 마땅히 지키고 오히려 더욱 널리 가르쳐야 한다. 그럼에도 그 동안 몇몇 종립대학들은 종교 교리에 어긋난다며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배척하고 학칙을 개악했으며, 관련 학생들에게 징계처분까지 내려왔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대학들은 교육기관으로서 준수해야 할 근본적 원칙이 무엇인지 다시 상기하길 바란다.

한편으로 이러한 대학들의 행태에 대하여 국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현장에서 명백한 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발생함에도 교육부는 사립대학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여 왔다. 또한 헌법을 준수하고 공공의 책임을 다하여야 하는 공공기관이 보수개신교의 혐오에 동조하여 퀴어문화축제 등 성소수자 행사를 가로막는 일까지 있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국가와 공공기관은 개인의 존엄성은 불가침한 인권으로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종교교리가 기본적 인권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무겁게 받아들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번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하며, 무지개행동은 그간 대학의 차별행위로 고통받아온 당사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나아가 장신회신학대학교, 호남신학대학교 등 종교교리를 이유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다른 종립학교 역시 각성하고 변화하기를 촉구한다. 종교가 더 이상 혐오의 도구가 되지 않고, 그리하여 다양한 신앙이 존중되며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평등하고 존엄함을 누리는 그 날까지 무지개행동은 계속해서 연대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2019년 1월 9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