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행위 없어야 –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의 인권위 권고 불수용 규탄, 차별없는 군대를 만들기 위한 전향적 결정 촉구한다

[논평]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행위 없어야 –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의 인권위 권고 불수용 규탄, 차별없는 군대를 만들기 위한 전향적 결정 촉구한다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중 성확정 수술(이른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군으로 복무하기를 공개적으로 희망한 어느 트랜스젠더 하사 A 씨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세계적으로 트랜스젠더에게 군복무를 허용하는 국가는 20개국이지만, 한국은 동성애자 군인의 존재조차 구별하고 범죄시하는 수준이다. 2017년 벌어진 육군 성소수자 색출사건이 보여주듯 성소수자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공간인 군대에서 A 하사를 비롯한 많은 성소수자 군인들이 숨죽여 복무해왔을 것이다. “창군 72년 만에 트랜스젠더 군인 탄생할까”라는 질문이 틀린 이유다.

그러나 그저 자신으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A 하사의 희망에 대한 군의 응답은 전역심사위원회 회부였다. 이에 대해 지난 2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구제 의결을 통해 육군참모총장에게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A 씨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역 복무 중 성전환자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나 전례가 없고, 해당 부사관의 성전환 수술행위를 신체장애로 판단해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성별 정체성에 의한 차별행위의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22일 열릴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전역으로 결정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 발생의 우려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육군은 인권위의 권고를 불수용하고 예정대로 22일 A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천명한다. 평등을 말하는 제11조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분명히 밝힌다. 제15조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19조는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 특히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엄격하게 정했다.

변화는 어렵다. 군의 특수성을 말하며 우려하는 세력도 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뜻을 모아낼 때 비로소 오늘날의 시대정신인 인권병영이라는 가치에 다가설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군 장병들 또한 ‘군복 입은 시민’”이라는 구호는 공허한 것에 그치고 만다. 사회의 변화만큼 빠르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군도 새 세상을 맞이할 준비에 나서야 한다.

모두 똑같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한 공동체가 건강하다. 전차 조종수로 성실히 복무해왔다는 A 하사는 자신의 본 모습으로 살기 위해 세상 앞에 당당히 나섰다. 그녀의 용감한 목소리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창군 72년보다 더 오래 키워왔을지 모를 우리의 편견을 다시 고민하자. A 하사에 대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의 전향적 결정을 동료 시민들과 함께 촉구한다.

  1. 01. 22.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