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반기문, 한국의 동성애혐오에 깊은 우려, 평등과 관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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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의 동성애혐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평등을 수호하고 관용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국가기관의 노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네스코(UNESCO)가 펴낸 <(가제)동성애혐오성 괴롭힘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육정책 (원제: Education Sector Responses to Homophobic Bullying)>이라는 책의 한국어 번역판 발간을 앞두고, 이 책을  교사, 행정가, 정책입안자, 학부모, 학생, 시민단체, 그리고 교육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메시지를 4월 30일자로 성소수자학생인권실행팀 ‘이반스쿨’에 전했다.

 

이 메시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때문에 폭력과 차별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나 있다”고 하며, “심지어 안전해야 마땅할 학교나 교육기관 등에서 조차도, 학생들과 교사들이 동성애혐오로 인한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어 “개인적으로 저는 이 지독한 인권침해를 멈추려는 국제적인 활동에 신념을 갖고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고 하고,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LGBT) 청소년에 대한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은 “세계인권선언에 담겨있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 동안 국제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우리가 편견에 맞설 때에야 비로소 폭력은 멈출 것입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에야 비로소 낙인과 차별은 끝날 것입니다.”라며 지난 2010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뉴욕에서 한 연설은 국제적으로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기념비적인 연설로 일컬어지며,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후 성소수자의 인권실현을 위하여 전세계적인 노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반기문 사무총장이 한국의 성소수자를 위하여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보내온 메시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저의 모국,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성애는 대개 금기시되고 있다”며 한국의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였다. 한국에서 동성애를 질병으로 취급하거나 죄악시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청소년과 관련하여 동성애를 더욱 민감한 문제로 여겨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에 대한 대응을 회피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세계 각지의 교육정책과 사례들을 참조하여 교육관계자들이 학교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힘쓰도록 독려하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메시지는 최근 동성애혐오를 조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모든 사람의 평등과 인권’의 근본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는 여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온전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며, 타인을 사랑하고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의 한 측면으로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를 혐오스럽고 사회를 혼란시키는 부도덕한 일인 것처럼 호도하여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심지어 ‘종북’이라고까지 왜곡하여 ‘동성애차별금지 반대’라는 인권 침해적 구호를 부끄러움 없이 꺼내드는, 우리 사회의 인식부족에 대해 각성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반기문 사무총장은 “관용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국가 기관이 오히려 문제의 한 부분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꼬집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정책가와 입법자들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용린 서울교육감이 “동성애를 옳지 않다고 가르치는 것이 먼저”라며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삭제하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나, 최근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일부 기독교 단체가 조장한 동성애혐오적 분위기에 휩쓸려 차별금지법안을 철회한 것이나, 민홍철 의원이 ‘동성 간의 합의된 성관계’를 형사처벌하도록 군형법을 개정하도록 제안한 것 등, 인권을 수호해야 할 국가 기관이 오히려 편견과 무지로 동성애혐오를 촉진하고 이로 인한 사회분열과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돌아보아야 함을 지적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이 책은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준비하여 작년 5월 1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질병목록에서 제외한 기념일인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것으로, 동성애혐오 없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세계 각지의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발간 작업에는 유엔기구, 시민단체, 각국의 교육부, 학계 등 전 세계 25개 국가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산하 모임인 성소수자학생인권실행팀 ‘이반스쿨’에서 한글판 번역작업을 추진하였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 메시지의 끝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와 평등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우리 모두의 참여를 촉구하였다.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 인류 가족의 구성원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모든 청소년을 위해, 학교를 더욱 안전한 공간으로 만듭시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온전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며,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 메시지가 정파나 이념이나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울려 퍼지길 바란다.

 

*유네스코 책의 원문 링크: http://unesdoc.unesco.org/images/0021/002164/216493e.pdf

 

*용어설명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 이성에 대해, 동성에 대해, 혹은 이성과 동성 모두에 대해 정서적, 성적 매력을 깊이 느끼고 친밀하고 성적인 관계를 맺는 개인의 성향을 말한다.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 자신의 성별에 대해 느끼는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자기 신체에 대한 인식이나 성별표현을 말하는데, 이러한 성별정체성이 태어났을 때 부여된 성별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메시지 전문 (한글 번역본)>

유엔 사무총장

유네스코 발간 “동성애혐오성 괴롭힘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육정책 (Education Sector Responses to Homophobic Bullying)”의 한국어 번역판 서문

2013년 4월 30일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때문에 폭력과 차별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나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때문에도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심지어 안전해야 마땅할 학교나 교육기관 등에서 조차도, 학생들과 교사들이 동성애혐오로 인한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지독한 인권침해를 멈추려는 국제적인 활동에 신념을 갖고 앞장서서 이끌고 있습니다. 이 끔찍한 인권침해로 인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LGBT) 등 기존의 성규범에는 들어맞지 않는 학생들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잃게 됩니다. 이는 세계인권선언에 담겨있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여야 함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러지 못했습니다. 좋은 정책과 사례들을 담아 이 책을 펴낸 유네스코(UNESCO)에 제가 감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괴롭힘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 개입방안들이 이미 많은 나라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주어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여러 사례들이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을 없애기 위한 활동의 틀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교육현장을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들에 대해 소중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교사, 행정가, 정책입안자, 학부모, 학생, 시민단체, 그리고 교육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의 심각성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제기를 해 왔습니다. 관용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국가 기관이 오히려 문제의 한 부분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76개 국가에서 아직도 성인인 동성간의 합의된 사적인 관계가 범죄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염려됩니다. 동성애나 비전형적 성별정체성을 범죄로 취급하지 않는 사회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이슈이며, 청소년이나 교육과 관련된 경우 사람들은 더욱 민감하게 느낍니다.

 

저의 모국,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성애는 대개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열거된 사례들은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수집된 것으로, 어느 곳에서든지 혁신적이고 문화적으로 적절한 방법을 이용한다면 학교 내에서 또는 학교를 통해서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 일임을 보여줍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 인류 가족의 구성원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모든 청소년을 위해, 학교를 더욱 안전한 공간으로 만듭시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온전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며,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별첨 2.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메시지 (영문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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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N I T E D   N A T I O N S         N A T I O N S   U N I E S

 

THE SECRETARY-GENERAL

FOREWORD TO KOREAN TRANSLATION OF “EDUCATION SECTOR RESPONSES TO HOMOPHOBIC BULLYING” PUBLISHED BY UNESCO

30 April 2013

 

In all regions, people suffer from violence and discrimination because of their sexual orientation or gender identity, perceived or real.  Even in schools, educational institutions and other environments that should be safe, learners and educators are victims of homophobic violence and bullying.

 

I am personally committed to leading international action to stop these egregious human rights abuses, which harm the mental and physical health of learners who do not conform to existing gender norms, including those who are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LGBT).  This constitutes a violation of the right to quality education enshrined in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Homophobic bullying has not received the urgent attention it deserves.  That is why I am grateful to UNESCO for this volume of good policies and practices.  It fills a gap by demonstrating that many countries have existing policies and interventions in place to prevent and address violence and bullying in educational settings.  These examples can constitute a framework for action to tackle homophobic bullying.

 

This volume offers valuable suggestions for concrete action to make educational settings safer for all.  I commend it to teachers, administrators, policy makers, parents, learners, civil society organizations and others with a stake in education.

 

I have long spoken out against the terrible problem of homophobic bullying. National authorities, which should set the tone for tolerance, are all too often part of the problem.  I am deeply disturbed that 76 countries still criminalize private consensual relations with another adult of the same sex.  Even in societies where homosexuality or atypical gender identity are not criminalized, they often remain sensitive issues, in particular in relation to young people and education.

 

This is the case in my home country of the Republic of Korea, where homosexuality is largely taboo.  The examples compiled in this volume come from a wide range of contexts demonstrating that it is possible to address homophobic bullying in and through schools everywhere, using innovative and culturally appropriate approaches.

In the Republic of Korea and around the world, let us make schools safer for all young people, including the LGBT members of our human family.  They are born free and equal, with full dignity and rights, and they deserve our protection and 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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