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 후퇴안 상정을 즉각 철회하라

[성명]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 후퇴안 상정을 즉각 철회하라

경기도의회가 경기도민의 평등권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를 두고 기독교 혐오선동 세력과 함께 조례 후퇴안을 합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6월부터 입법 예고된 성평등 기본조례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7월 16일에 공포했으나, 이후 조례에 대한 기독교 단체의 혐오선동과 재의 요구가 이어졌다. 경기도의회는 이런 억지에 굴복해 조례를 제정한 취지를 내팽개치고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와 협상을 한 것도 모자라 ‘성평등’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후퇴안을 오는 12월 17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8월부터 대책단을 꾸려 이들 혐오선동 단체들과 협상을 해왔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경기도의회는 이를 무시하고 특정 종교의 부당한 의견만을 수용해온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의회가 제멋대로 성평등의 정의를 ‘생물학적 성별’로 합의한 것은 트랜스젠더퀴어, 인터섹스 등 다양한 성별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지우는 행위이다. “종교단체의 의견도 도민 한사람으로서의 목소리”로서 반영해야 한다는 김현삼 대책단 단장은 협상 과정에서 불평등과 배제 없는 경기도를 원하는 도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은 채 성소수자 차별과 존재 지우기에 동조해왔다.

이미 공포한 조례를 제 손으로 뒤집으려하는 경기도의회의 의중은 후퇴안 내용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후퇴안에는 ‘생물학적 성별’로만 성평등의 범위를 정의하고, 조례의 적용대상에서 ‘종교단체 및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법인 등 시설은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공포 후 겨우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 조례에 대한 시민사회와 전문가의 개정의견이 있어서도 아니고, 오직 기독교 혐오선동 세력이 그렇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허나 공공기관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성폭력과 성차별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 사이의 단편적인 이유로만 발생하지 않는다. 노동과 교육 등 공공분야에서 발생하는 차별에는 젠더권력을 위시로 한 위계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외형으로 드러나는 성별이나 성별표현, 성소수자와 같은 개인의 정체성과 특징이 모두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성평등의 의미를 바늘구멍 만하게 좁히면서 반대로 그 구멍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은 성평등에서 배제해도 된다고 경기도의회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종교기관을 성평등 조례의 예외로 두는 조항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 종교적 신념은 결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평등을 배척할 수 있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경기도내 공공기관과 경기도민 모두의 성평등을 위한 조례라면, 응당 경기도 내 종교기관과 그 산하 시설들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법이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가 그동안 성평등조례 원안에 발끈하면서 도의회를 압박해온 것은 종교의 공공성을 부정하고, 스스로가 오직 혐오와 차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사적 이익집단임을 자임하는 것에 다름없다.

경기도의회의 성평등 조례 개악시도는 그동안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사회를 배신하는 행동이다. 조례는 개악시도로 인해 누더기가 됐으며 경기도의 성평등 입법 활동은 앞으로 확산되기는커녕, 후퇴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평등을 향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배척하고, 조례의 적법성에 하자가 없음에도  부화뇌동하여 경기도민의 성평등을 가로챈 경기도의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 후퇴안 상정을 즉각 철회하고, 차별과 혐오에 부역한 오명을 시민사회를 향한 사죄로 씻어내야 할 것이다.

  1. 12. 14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